2021년 〈편견금지〉, 2023년 〈개기일식〉에 이어, 피아니스트 손정범은 〈환상〉을 주제로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2년 만에 독주회를 선보인다. 2017년 한국인 최초로 독일 ARD 콩쿠르 피아니스트 부문에서 우승한 손정범은 경희대 음대 교수로 재직하는 한편, 독주·협연·실내악 무대를 넘나들며 활발히 활동하면서 함양한 ‘환상’과 ‘환상곡’에 담긴 여러 작곡가의 대담하면서도 변덕스러운 피아니즘의 본질을 독주회를 통해 청중과 함께 탐구하고자 한다

그리그의 서정 소품과 쇼팽의 마주르카·녹턴을 통해 일상의 정서를 환상적으로 확장하는 여운을 살피고, 이어지는 쇼팽 환상곡과 이자이-크비트코 바이올린 소나타 3번 ‘발라드’의 피아노 독주 편곡(한국 초연)을 통해 자유로운 형식미와 과감한 변주, 악기를 넘나드는 상상력을 선보인다. 마지막으로 라벨 〈밤의 가스파르〉와 발라키레프 *〈이슬라메이〉*에서는 환상의 절정에서 펼쳐지는 극한의 기교와 환영, 낭만주의가 품은 동양적 상상력이 무한대로 발산되며, 피아니스트와 청중이 함께 ‘환상’의 매력에 몰입하는 시간을 완성한다.
 
 Programme

에드바르 그리그

‘서정 소품’ Op.12 No.1

Edvard Grieg

Lyric Piece in E-flat major Op.12 No.1

프레데리크 쇼팽

마주르카 Op.17 No.4

녹턴 Op.48 No.1

환상곡 Op.49

Frédéric Chopin

Mazurka op.17 no.4 in A minor

Nocturne op.48 no.1 in C minor

Fantaisie op.49 in F minor

외젠 이자이 – 콘스탄틴 크비트코

바이올린 소나타 3번 ‘발라드’ (피아노 독주 편곡)

Eugène Ysaÿe – Konstantin Kvitko

Violin Sonata no.3 “Ballade” (for solo piano)

모리스 라벨

‘밤의 가스파르’ M.55 ‘물의 요정’ ‘교수대’ ‘스카르보’

Maurice Ravel

Gaspard de la nuit M.55 Ondine Le Gibet Scarbo

밀리 발라키레프

‘이슬라메이: 동양적 환상곡’

Mily Balakirev

Islamey: Oriental Fantasy op.18

프로필 Profile

손정범 JeungBeum Sohn

피아니스트 손정범은 2017년 독일 뮌헨 ARD 음악콩쿠르 피아노 부문에서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1위를 차지하며 한국인 최초 우승의 역사를 썼다. 모차르트의 고전주의부터 차이콥스키의 낭만주의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레퍼토리를 독창적인 해석과 다채로운 색채로 풀어내며 청중을 매료시켰고, ARD 콩쿠르 우승 이후 유럽 전역에서 연주 요청이 이어졌다.

2019년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제9회 인터내셔널 저먼 피아노 어워드’에서도 정상에 올랐으며 파워풀하면서도 완벽한 테크닉, 나이를 무색하게 하는 여유로움, 자유롭게 흐르는 음악성을 높이 평가받았다. 이 성과를 바탕으로 슈투트가르트·베를린·보훔·아헨을 잇는 독일 리사이틀 투어를 성공적으로 마쳤으며, 아헨 공연 실황은 게뉴인(GENUIN) 레이블로 발매되었다.

연주 활동은 독일 전역으로 확장되어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 뮌헨 체임버 오케스트라와 협연했으며 베를린, 슈투트가르트, 뮌헨, 바이마르, 라이프치히, 드레스덴 등 주요 도시에서의 리사이틀을 성료했다. 루어 페스티벌, 도르트문트 슈베르트 페스티벌(독일), 부조니 피아노 페스티벌·체르보 페스티벌(이탈리아), 콜로기움 무지쿰 바젤(스위스), 레이트섬머 페스티벌(덴마크) 등 세계 유수 무대에서 연주하며 한창 무르익은 건반 주자의 진면목을 보여주었다. 국내에서도 활발히 활동하며, 롯데콘서트홀 원 코리아 오케스트라 창단 연주회에서 정명훈과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3번을 협연했고, 서울시립교향악단,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등과도 무대를 함께했다.

2011년, 스무 살의 나이로 루마니아 게오르기 에네스쿠 콩쿠르에서 우승하며 주목을 받았고, 이어 스위스 제네바 콩쿠르, 이탈리아 발 티돈 콩쿠르 등에서도 입상했다. 이후 폴란드 카토비츠 슐레지엔 캄머 오케스트라 등 유럽 주요 오케스트라와 협연하며 활동 반경을 넓혀왔다. 작곡가와 피아노 텍스트를 깊이 탐구하는 독창적인 기획으로도 주목받으며, 2021년 리사이틀 ‘고정관념 금지’, 2023년 ‘개기일식’을 선보였다. 2022년 9월부터는 경희대학교 음악대학 교수로 재직하며 무대와 교육을 병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