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렌티나 리시차는 내한 때마다 압도적인 무대를 선보여 왔다. 방대한 레퍼토리와 청중에 대한 깊은 애정, 연주에 대한 무한한 열정을 지닌 그녀는 평균 2시간이 훌쩍 넘는 연주 시간과 긴 앙코르 목록을 기록하고 있다. 과감하게 무대를 장악해온 그녀가 이번에는 라흐마니노프와 쇼팽으로 찾아온다. 음악으로 속속들이 파고들어 마음을 무장해제 시키는 작품들이다. 
 
1부는 러시아 최후의 낭만주의자 라흐마니노프의 작품이다. 첫 곡은 코렐리 주제에 의한 변주곡으로, 미국에 망명한 라흐마니노프가 만년에 창작한 작품이다. 근원적 고독감과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 작품 전반에 사무친다. 피아노 소나타 제2번은 음악적 깊이와 대가적 기교, 낭만성과 개성이 가득한 작품으로 라흐마니노프 피아니즘의 정수가 담겨 있는 대표작이다. 특별히 이번 연주에서는 장대한 규모에 복잡한 전개, 더욱 풍성한 음악적 내용을 지닌 첫 번째 버전이 연주된다. 
 
2부는 쇼팽의 4개의 스케르초와 환상 폴로네즈다. 특별히 이 작품들에는 쇼팽의 트레이드마크인 시적 정취뿐만 아니라 고향에 대한 향수, 영웅적 기개 등 다양한 면모가 담겨있다. 대담하고 다채로운 화성 위에서 시정 가득한 선율이 변화무쌍한 리듬을 타고 표현의 폭을 넓혀가는 걸작들이다. 깊이를 더해가며 각별한 공감의 시간을 만드는 그녀가 음악의 심연으로부터 새롭게 끌어올릴 이야기를 기대해보자.
 
 
[프로그램]

라흐마니노프 : 코렐리 주제에 의한 변주곡 Op.42 
라흐마니노프 : 피아노 소나타 2번 Op.36(1st Ver.) 
쇼팽 : 스케르초 1번 Op.20
쇼팽 : 스케르초 2번 Op.31
쇼팽 : 스케르초 3번 Op.39
쇼팽 : 스케르초 4번 Op.54
쇼팽 : 환상 폴로네즈 Op.61

* 상기 프로그램은 연주자의 사정에 의해 변경될 수 있습니다.


[프로필]

발렌티나 리시차(Valentina Lisitsa)
발렌티나 리시차는 클래식 음악계의 첫 ‘유튜브 스타’에서 그치지 않고, 온라인상에서의 성공을 유럽과 미국, 남미, 아시아의 주요 콘서트홀에서의 국제적인 콘서트 경력으로 이어간 최초의 클래식 연주자다. 

2007년 발렌티나의 첫 연주영상인 라흐마니노프의 ‘에튀드 op.39/6’가 인터넷 플랫폼인 ‘유튜브’에 업로드 된 것은 클래식 음악 역사상 찾아볼 수 없었던 소셜 네트워크 커리어의 초석이 된 역사적인 사건이었다. 이후 그녀의 계정에는 더 많은 영상들이 추가되고 조회수는 놀라울 정도로 증가하였으며 현재 그녀의 채널은 65만 구독자와 1억 4천7백만 이상의 조회수, 하루 평균 7만 5천 조회수를 달성하고 있다. 또다른 음악 플랫폼 ‘스포티파이’의 계정을 통해서는 매달 80만 청취자들이 듣고 있을 만큼, 발렌티나는 유튜브를 비롯한 여러 온라인 채널에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아티스트이다. 

뿐만 아니라, 그녀의 연주는 독보적 성공을 거둔 온라인을 넘어 세계의 유수의 무대에서도 이어졌다. 그 중 2012년 런던의 로열 알버트 홀에서 이루어진 공연에서는 청중들이 미리 온라인에서 그들이 선호하는 프로그램을 투표할 수 있게 하는 관객 참여형으로 이루어져 화제를 모았으며 이는 그녀의 트레이드마크 중 하나가 되었다. 음반사 DECCA는 리시차와 독점적인 아티스트 계약을 맺으며 해당 공연을 CD와 DVD로 발매하였고 그 이후로 발렌티나는 DECCA와 아홉 개의 앨범을 발매하였다. 

발렌티나 리시차는 작년 3월, 코로나로 인해 여타 해외연주자들의 내한 공연이 우후죽순 취소되던 분위기 속에서 한국 팬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내한공연을 진행해 큰 화제를 모았다. 마스크를 착용한 채 1시간 40분여의 프로그램을 소화하며 50분가량의 앙코르를 선보였던 그녀가 올해는 어떠한 열정의 무대를 선사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특히, 이번 내한공연에서는 그녀의 베스트 레퍼토리인 라흐마니노프와 쇼팽으로 구성되어 있는 만큼 그 어느 때보다도 발렌티나 리시차의 정수를 만나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