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소개]
세종솔로이스츠가 세계 무대로 비상하는 젊은 연주자 스티븐 김의 리사이틀 무대를 마련한다. 2019년 퀸 엘리자베스 바이올린 콩쿠르에서 3위에 입상하며 세계적인 주목을 받은 스티븐 김이 직접 프로그램을 구성한 이번 공연은 인생이라는 여정을 통해 경험하게 되는 여러 순간들을 음악적으로 포착해 관객들이 현재의 순간, 즉 ‘여기 그리고 지금’에 몰입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공연의 전반부에 연주되는 이신우의 신작,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제2번 “Till Dawn”과 공연의 대미를 장식하는 슈베르트의 후기작,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환상곡 C장조는 공연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있어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비버와 이자이의 곡들은 독주 바이올린을 위한 작품임에 반해 피아노와 바이올린을 위한 작품으로 작곡된 이신우의 “Till Dawn”은 청중들에게 두 악기가 조화롭게 만들어내는 소리의 질감을 경험케 해준다. 작품 창작 과정에서 작곡가와 연주자의 긴밀한 협업이 이루어졌고, 이신우는 이 작품을 스티븐에게 헌정했다.
하인리히 비버의 파사칼리아는 15개의 묵주 소나타의 뒤를 이어 등장하는 곡이다. 화려한 기교를 요하는 8분 길이의 작품으로 본 공연 프로그램의 의도에 완벽하게 부합하는 바로크 시대의 역작이다. 외젠 이자이는 여섯 개의 무반주 바이올린 소나타를 작곡해 각 작품을 모두 다른 바이올리니스트에게 헌정했다. 마티외 크릭붐에게 헌정된 소나타 제5번은 “오로라”와 “시골 춤 (Danse Rustique)” 두 개의 악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공연의 후반부는 슈베르트의 주요작들로 꾸며진다. 슈베르트의 유명한 가곡 “아베 마리아”와 “모든 영혼을 기리는 날의 기도”는 기도와 희망의 찬가이며, 공연의 대미를 장식하는 작품은 슈베르트의 환상곡이다. 연주자 스스로 “환상곡은 전체 프로그램의 요약과도 같은 작품” 이라고 설명한 것처럼 이전 작품 들에서 보여준 전체 여정, 그리고 영웅적 승리로의 변화를 표현해 냄으로써 공연 전체에 걸쳐 탐구했던 요소들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프로그램]
비버 (1644–1704) 묵주소나타 중 파사칼리아, “수호천사”
이신우 (b,1969)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2번, “Till Dawn” *세계초연
이자이 (1858-1931) 바이올린 소나타 5번 Op. 27, No.5
Intermission
슈베르트 (1797-1828) 엘렌의 세 번째 노래, “처녀의 찬가(아베마리아)”, D. 839
모든 영혼을 기리는 날의 기도, D. 343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환상곡, D. 934
[프로필]
스티븐 김
음악 자체에 최우선의 가치를 두는 접근 방식으로 관객과 동료 음악가에게 다가가는 한국계 미국인 바이올리니스트 스티븐 김은 독창적이고 진정성 있는 연주로 높이 평가받고 있는 연주자이다. 어린 시절부터 “거장들의 부러움을 살 만한… 비현실적인 음악가” (샌프란시스코 클래시컬 보이스) 라는 찬사를 받은 스티븐은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3위를 포함하여 파가니니 콩쿠르, 센다이 국제 콩쿠르 등 유수의 콩쿠르에서 입상하며 국제적인 명성을 얻기 시작했다.
북미, 유럽, 아시아 전역을 무대로 활동한 스티븐은 리에주 왕립 오케스트라, 브뤼셀 필하모닉, 벨기에 국립 오케스트라, 왈로니 왕립 챔버 오케스트라, 카를로 펠리스 극장 오케스트라, 커니스 오케스트라, 줄리아드 오케스트라, 아스펜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카멜 심포니 오케스트라, 테레 오트 심포니 오케스트라, 센다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 수원시립교향악단 등과 협연하였다.
지난 시즌 주요 활동으로는 2주간에 걸친 7회 공연 일정으로 브람스 바이올린 협주곡을 연주한 벨기에 투어와 두 달간 6회에 걸쳐 모차르트 바이올린 협주곡 5번을 지휘자 없이 연주한 미국 투어 등을 들 수 있다. 최근에는 한국, 일본, 중국, 홍콩, 마카오, 벨기에를 비롯하여 뉴욕 카네기홀 등에서 연주하였고 한국 호암상 시상식에 초청되어 공연을 한 바 있다. 또한, 한국의 장애를 가진 젊은 연주자들이 음악에 대한 열정을 키워갈 수 있도록 독려하기 위해 재능기부의 형태로 공연과 마스터클래스를 진행하기도 했다.
스티븐은 실내악 공연, 앙상블 연주, 창작곡 초연 등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다재다능한 연주자이다. 그는 킹스턴 실내악 페스티벌에서 수차례 초청되어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 연주자들과 함께 다양한 연주를 선보였고 커티스 음악원 총장이자 비올리스트인 로베르토 디아즈와 함께 커티스 온 투어에 참여하였다. 이외에도 스위스 베르비에 페스티벌 아카데미에서 외르크 비트만, 에드거 마이어, 나탈리 주, 게리 호프만, 미로 4중주와 함께 연주했으며, 세종솔로이스츠의 공연에 단원으로, 때로는 객원악장으로 자주 참여한다. 커티스 오케스트라의 초청으로 세계 초연작들을 발표하는 공연의 악장을 맡은 바 있고 줄리아드 패컬티 시리즈를 통해 발표되는 줄리아드 교수의 창작곡을 연주하기도 했다. 또한, 외르크 비트만의 작품 솔로 바이올린을 위한 연습곡 2번과 현악4중주 3번의 한국 초연을 함께했다.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당시, 스티븐은 결선무대 위촉곡인 키모 하콜라의 바이올린 협주곡 ‘피들’을 연주했는데, 이십분에 달하는 신작을 일주일만에 결선 무대에서 암보로 연주해내 벨기에 관객들과 전세계 청중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외에도, 지난 해 스티븐 맥키의 바이올린 협주곡 뉴욕 카네기홀 초연을 암보로 연주했으며, 올해 여름에는 서울대학교 작곡과 교수인 이신우가 스티븐에게 헌정한 두 개의 신작, ‘솔로 바이올린을 위한 카프리스 제1번’과 ‘바이올린 소나타 제2번’을 세계 초연할 예정이다.
스티븐은 쉬무엘 아쉬케나지, 조세프 실버스타인, 아론 로잔드를 사사하며 커티스 음악원에서 학사 학위를 받았으며, 재학 당시 조앤 & 어윈 제이콥스 펠로우십 수상자로 선정되었고, 커티스 밀카 바이올린 아티스트 상을 수상했다. 이후 줄리아드 음대에서 강효를 사사하며 학업을 이어가 아이린 다이아몬드 펠로우십을 비롯한 다양한 장학금의 수혜를 받으며 전액 장학생으로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독일 슈비에 재단의 지원으로 크론베르크 아카데미에서 안트예 바이타스와 함께 공부하고 있다.
그는 현재 삼성문화재단과 시카고 스트라디바리 협회의 후원으로 1725년산 “엑스-뮐러” 과르네리 델 제수 바이올린을 사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