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술의전당 IBK챔버홀 개관 기념 페스티벌 : “작은 몸집 바탕으로 모험적인 레퍼토리 실험해나갔으면”_ 첼리스트 양성원
   



[ 2011년 10월호 ]
 
예술의전당 IBK챔버홀 개관 기념 페스티벌
빛나는 챔버홀, 가슴 뛰는 그대!
두 달여 이어질 연주와 공연 스펙트럼의 대표주자들인 소프라노 신영옥, 첼리스트 양성원, 바이올리니스트 클라라 주미강, 피아니스트 손열음을 만나보았다.

“작은 몸집 바탕으로 모험적인 레퍼토리 실험해나갔으면” _첼리스트 양성원

“국내에 크기가 작은 홀은 여럿 있었지만 실내악에 딱 맞춰 설계된 전용홀은 드물었죠. 실내악이 발전을 이루려면 좋은 레퍼토리와 연주자뿐 아니라 그에 걸맞은 좋은 공연장이 있어야 합니다.”

첼리스트 양성원은 “음향이 뛰어난 곳에서 연주한다는 것은 명기(名器)로 연주하는 것만큼이나 특별한 의미가 있다”라며 “연주자는 물론 청중의 감흥이 확연히 달라진다”라고 강조했다. 양성원이 누구보다 IBK챔버홀의 개관에 반색하는 데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첼로는 바이올린, 피아노 등에 비해 독주 레퍼토리가 적고 실내악 레퍼토리가 훨씬 다양한 편이다. 첼로의 음색 역시 다른 악기와 조화를 이룰 때 감칠맛을 내는 경우가 많다. 첼리스트에게 챔버홀은 선택적이 아닌, 필수적인 인프라인 셈이다.

양성원은 “유럽에는 정식 공연장 외에도 오래된 목조 건물, 성당 등 실내악에 알맞은 음향 조건을 갖춘 장소가 도처에 있고, 이웃나라 일본만해도 소도시마다 괜찮은 챔버홀이 있다”며 “챔버홀은 콘서트홀처럼 대규모 관객을 동원해야 한다는 부담을 줄여주기 때문에, 연주자로 하여금 다채로운 시도를 할 수 있게 해줄 뿐 아니라 청중이 음악 속으로 깊이 들어올 수 있도록 해준다”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그가 생각하는 좋은 챔버홀의 조건은 뭘까. “무엇보다 음향적으로 악기 소리를 자연스럽게 받쳐줘야죠. 하지만 음향만이 전부는 아닙니다. 챔버홀은 특히 크기가 작기 때문에 공연장을 구성하는 모든 요소가 다 중요해요. 객석 의자 하나까지도 말이죠. 청중은 신체적인 편안함까지도 느낄 수 있어야 해요. 연주자와 청중의 거
리가 가깝기 때문에, 어떤 이유에서든 청중이 불편하면 연주자에게도 그 느낌이 고스란히 전달되거든요.”

그는 7일 IBK챔버홀에서 일본 챔버 오케스트라 히비키 스트링스와 함께 하이든 첼로 협주곡 1번 C장조, 슈베르트 아르페지오네 소나타 a단조를 연주한다. “하이든 첼로 협주곡은 챔버홀에서 20명 내외의 실내악 오케스트라가 연주했을 때 제 맛이 나요. 뭐랄까, 투명하면서도 아기자기한 느낌이 살아나요. 이전에 콘서트홀에서 감상해보신 분들께도 색다른 느낌을 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슈베르트 아르페지오네 소나타 역시 콘서트홀에서 연주할 때와 챔버홀에서 연주할 때 감흥이 달라요. 이 곡이 지닌 지극히 내성적인 감수성과 아름다운 선율이 가까이에서 들을 때 더 깊이 가슴에 와 닿을 겁니다.”

그는 “챔버홀이 들어서고 실내악 연주가 활성화됨으로써 콘서트홀과 리사이틀홀의 빈 틈, 오케스트라곡과 독주곡의 빈틈이 촘촘히 메워진다면 진정한 의미의 예술의전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21세기를 살면서 동시대의 음악은커녕 20세기 음악의 연주조차 부족했다”라며 “챔버홀이 작은 몸집을 바탕으로 좀더 모험적인 레퍼토리를 실험해 나갔으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글 _ 김소민
사진 제공 _ 예술의전당 음악사업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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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민은 서울대 작곡과를 졸업하고‘헤럴드경제’에서 사회부, 문화부, 엔터테인먼트부 기자로 일했다. 현재‘한겨레’신문 문화 섹션 객원 기자로 활동 중이며 각종방송매체 및 인쇄 매체를 통해 문화예술에 대한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예술이 인간을 위무하는 순간, 그 기적을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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