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전당 매거진

<예술의전당과 함께 Beautiful Life!>에서
예술의전당 동향과 풍성한 문화소식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예술의전당 매거진
2019년 01월호

2019년 01월호_VOL.353

e-Book 보기

[주요 기사]

- 세대를 아우르는 축제의 현장으로 여러분을 안내합니다
- 세 교향악단의 새해 첫 음악회, 그리고 더 빛나는 새해
- 뮤지컬 <라이온 킹> - 하쿠나 마타타’ 라이프를 뒤로 하고
- <같고도 다른 : 치바이스와 대화>展 - 한층 더 강렬해진 치바이스와의 만남

(* "e-Book 보기"를 클릭하시면 모든 기사를 보실 수 있으며, 각 기사의 제목 옆 "PDF" 버튼을 누르면 PDF 다운로드가 가능합니다.)
  • 세대를 아우르는 축제의 현장으로 여러분을 안내합니다

    세대를 아우르는 축제의 현장으로 여러분을 안내합니다

    매거진

    중국국가대극원오케스트라 세대를 아우르는 축제의 현장으로 여러분을 안내합니다.   예술의전당은 1년 내내 다양한 장르의 축제들로 가득하지요. 2018년은 예술의전당 개관 30주년을 기념하여 ‘Festival’이란 주제로 축제를 벌였다면 2019년은 새로운 30년을 시작하는 의미에서 하나의 화두를 던지고자 합니다. 2019년 예술의전당 기획공연의 테마는 ‘Generation’ 입니다.   글 박상훈 예술의전당 공연기획부장 조성문 예술의전당 미술부장 채홍기 예술의전당 서예부장   세대에서 세대로! 소통과 화합을 꿈꾸는 공연들   마티네 콘서트의 대명사인 <11시 콘서트>에는 젊은 지휘자들이 대거 포디엄에 올라 ‘New Generation’의 힘을 보여줄 예정입니다. 인천시립교향악단의 상임 지휘자로 발탁된 이병욱과 천안시립교향악단을 이끌고 있는 구모영, 원주시립교향악단의 김광현, 여성 지휘계를 대표하는 여자경 외에도 과천시립교향악단의 상임 지휘자인 서진,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 티롤주립극장의 지휘자인 홍석원, 독일에서 활약하는 지중배, 양평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지휘자인 안두현, 오페라 지휘가 장기인 최영선,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부지휘자인 정나라, KBS교향악단의 부지휘자인 윤현진이 그 주인공들입니다. 한편 세대 간 소통과 화합은 여름 시즌에 열리는 가족 페스티벌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7월부터 8월까지 세 편의 어린이극과 한 편의 오페라가 여러분의 선택을 기다립니다. 어린이극 <아빠닭>은 캐나다 부슈데쿠주극단의 작품으로 엄마닭이 없는 하루 동안, 병아리들을 돌보며 좌충우돌하는 아빠닭의 육아 일기입니다. 이 공연에는 할아버지닭과 아빠닭이 출연해 비즈니스와 육아, 집안일을 바쁘게 처리하는 아빠닭의 모습을 콘트라베이스의 연주에 맞춰 진행합니다. 아동 발레극 <댄싱뮤지엄>은 세계 명화와 클래 식 음악, 무용 등 여러 장르의 예술을 한 무대에서 만나볼 수 있는 작품입니다. 위트 있는 안무와 미디어아트 등 다양한 볼거리를 연극적으로 구성했습니다. 이 공연을 만든 서울발레시어터는 가족 발레시리즈를 통해 관객 개발에 힘쓰며 독창적인 작품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루루섬의 비밀>은 그림자, 인형, 영상의 복합장르 비언어극으로, 평범한 소녀 하루와 검은 고양이 마루가 현실과 판타지를 넘나들며 겪는 모험을 통해 사람과 자연의 공존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달래이야기>로 한국을 대표하는 인형극단으로 자리매김한 예술무대산과 일본 최초의 그림자극 전문 극단인 카카시좌의 합동 무대라 큰 기대를 모읍니다.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오페라 <투란도트>는 8월 CJ 토월극장에서 열립니다. 한국을 대표하는 지휘자 최희준과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의 연주로 푸치니의 마지막 걸작이 그 화려한 무대를 선보입니다. 칼라프 왕자가 투란도트 공주의 수수께끼를 풀어가는 과정을 통해 사랑과 희망, 희생 등의 이야기가 펼쳐지는 <투란도트>는 유명한 아리아 ‘공주는 잠 못 이루고’를 비롯한 주옥같은 음악들로 가득합니다. 겨울 시즌 고정 레퍼토리인 발레 <호두까기인형>도 세대 간, 가족 간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공연입니다. 국립발레단의 화려하고 동화 같은 무대를 만끽하실 수 있습니다.   오페라 <투란도트>   페스티벌로 만나는 환희의 무대   예술의전당 최장수 프로그램인 <교향악축제>는 2019년 4월에 서른돌을 맞습니다. 2019년 <교향악축제>는 국내 대표 교향악단 17개 팀을 초청하여 국내외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협연자들과 함께 감동적인 연주를 선사할 예정입니다. 또한 2017년부터 이어진 아시아 대표 오케스트라 초청의 일환으로 중국 국가대극원오케스트라가 세계 정상급 첼리스트 지안왕과 함께 관객을 만납니다. 5월에는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이 열립니다. 글로리아오페라단의 <사랑의 묘약>과 호남오페라단의 창작 오페라 <달하, 비취오시라>, 노블아트오페라단의 <나비부인>이 무대에 오릅니다. 국립오페라단의 오페라갈라 공연도 놓칠 수 없겠습니다. 오페라에 이어 6월에는 <대한민국발레축제>가 무대를 장식합니다. 국립발레단은 2018년 초연하여 호평을 받은 <마타하리>와 <지젤>을 연속으로 공연합니다. CJ 토월극장에서는 <한국을 빛낸 해외무용스타즈 스페셜 갈라>를 보실 수 있습니다. 보스턴발레단 주역들과 국내 무용수들이 공동 작업하는 기획공연도 준비되어 있습니다.   연극과 콘서트 시리즈   2019년 봄에는 연극 <추남, 미녀>를 자유소극장에서 초연합니다. 「어린 왕자」, 「미녀와 야수」,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등 소설을 연극 무대로 구현하는 데 탁월한 이대웅이 연출을 맡았습니다. 아멜리 노통브의 소설 「추남, 미녀」는 추하지만 천재인 남자와 아름답지만 멍청해 보이는 여자의 인생 역정과 로맨스를 작가 특유의 유머와 상상력으로 풀어낸 문제작입니다. 외모지상주의가 만연한 이 시대에 던지는 연극 한 편이 잔잔한 감동과 재미를 선사할 것입니다. 가을에는 서늘한 걸작, 연극 <맨 끝줄 소년>이 다시 돌아옵니다. 글쓰기와 욕망의 은밀하고도 위태로운 경계를 넘나들며 관객들의 호기심과 상상력을 자극하는 이 작품은 후안 마요르가의 대표작이자 자신의 경험이 투영된 삶의 에세이이기도 합니다. 매월 마지막 수요일에 개최되는 <아티스트 라운지>는 전석 만 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에 남녀노소, 클래식의 초보자부터 마니아까지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음악회입니다. 실내악, 성악, 국악, 재즈까지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만날 수 있으며 아티스트들이 그날의 연주곡에 대한 이야기를 직접 들려주며 관객과 호흡을 같이 합니다. <토요콘서트>는 바쁜 일상에 치여 공연장을 찾을 시간이 부족했던 직장인, 부부, 연인들이 토요일 오전 시간에 여유롭게 즐길 수 있는 마티네 콘서트입니다. 정교한 테크닉과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지닌 지휘자 정치용이 지휘와 해설을 맡고, 국내 최고 수준의 KBS교향악단,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 코리아쿱오케스트라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협연자들의 연주로 무대를 꾸밉니다.   연말에도 계속되는 걸작의 향연   가을 겨울 시즌에도 주목할 만한 공연은 계속됩니다. 예술의전당 대표 브랜드로 급부상한 ‘콘서트 오페라’가 푸치니의 <토스카>로 여러분을 만납니다. 2013년부터 시작한 이 프로젝트는 그동안 베르디, 차이콥스키, 모차르트의 걸작들을 선보이며 국내에 콘서트 오페라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토스카>는 주인공들의 심리묘사가 드라마틱한 음악과 잘 어우러진 비극 오페라입니다. 이어서 11월에는 대학생들의 젊은 열정이 넘치는 <대학오케스트라축제>가 펼쳐집니다. 2019년에는 국내 음대뿐만 아니라 해외 음대 팀도 초청할 예정으로, 여러분은 미래의 거장들을 콘서트홀에서 미리 한꺼번에 만나보실 수 있겠습니다. 2019년의 마지막 날은 항상 그랬듯이 <제야음악회>로 장식합니다. 한 해를 보내는 카운트다운과 함께 불꽃놀이로 새해를 시작하는 행복한 순간을 예술의전당에서 마음껏 누리시기 바랍니다.   의미도 있고 재미도 있는 2019년 기획전시   예술의전당은 매년 두 개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기획전시를 준비해왔습니다. 첫 번째 목표는 미술사적으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거장들의 작품을 국내에서 직접 감상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이 목표를 위해 최근 몇 년 동안 쿠사마 야요이, 페르난도 보테로, 프리다 칼로와 디에고 리베라, 모리스드 블라맹크, 니키 드 생팔의 전시를 개최했고 내년 여름에는 베르나르 뷔페의 전시를 개최합니다. 베르나르 뷔페(1928~1999)는 프랑스 출신으로 1950년대에는 피카소에 필적하는 명성을 누렸던 화가입니다. 추상회화가 압도하던 시기에 독창적인 구상회화 스타일로 새로운 모더니즘의 지평을 넓힌 것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어린 시절 2차 세계대전을 겪은 베르나르 뷔페는 전쟁에서 겪은 황량함과 비참함을 표현하는 작가였습니다. 그림은 현실을 그리는 것이라고 생각했던 뷔페는 자신이 느꼈던 당시 파리의 모습을 그만의 방식으로 표현했습니다. 절망과 공포를 날카로우면서도 독특한 강도의 검은 직선들로 형상화한 것입니다. 그의 검고 강한 선들은 뷔페의 대표적인 양식으로서 이후 다양한 작품에서 끊임없이 찾아볼 수 있습니다. 거칠고 여윈 선, 생동감 없는 늦가을의 색상, 공허함을 자아내는 건축물, 침묵과 단절을 의미하는 냉랭한 정물, 굳게 입을 다물고 초점 없는 눈빛으로 캔버스 밖 어딘가를 바라보는 인물 등 뷔페 특유의 사실주의적 표현주의는 이전과 다른 형태의 구상회화로 30대가 되기 전에 그를 성공으로 이끌었습니다. 파리 시민들은 그에게 열광했고, 그 인기는 대서양을 건너 미국 할리우드까지 전해졌습니다. 30대 초반 이미 그는 구상회화의 대표 주자로서 세계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이번 <베르나르 뷔페> 전시에는 한국에 처음 공개되는 베르나르 뷔페의 4미터가 넘는 대형 작품들과 함께 유화 작품 100여 점이 소개됩니다. 베르나르 뷔페의 정물화, 인물화, 풍경화 등 다양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입니다.   앤서니 브라운의 <꿈꾸는 윌리>   예술의전당 기획전시의 두 번째 목표는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재미있고 행복한 전시를 선사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내년에는 여름방학 기간에 <앤서니 브라운展 행복극장>을 개최합니다. 앤서니 브라운은 1976년 첫 작품을 출간한 이래로 50여 종 이상의 책에 그림과 글 작업을 해왔으며, 그림책 작가 최고의 영예인 ‘안데르센상’을 포함해 수많은 상을 수상한 영국의 일러스트레이터입니다. 기발한 상상력에 탄탄한 구성력이 더해진 스토리와 간결하면서도 유머러스한 표현이 돋보이는 세밀한 스타일의 그림으로 전 세계에서 사랑받고 있습니다.  이번 전시는 1976년 첫 번째 책 「거울 속으로」가 세상에 나온 이후 40년이 넘는 오랜 세월 동안 앤서니 브라운이 창조한 다양한 작품을, 그의 작품세계를 관통하는 핵심주제를 중심으로 살펴볼 수 있는 기회입니다. 여기에 최신 멀티미디어 및 비디오 기술과 장치를 활용한 다양한 체험 공간 및 설치물이 함께 결합될 것입니다. 특히 영상과 자기 체험이 강조되는 현재의 전시 추세를 적극 반영하여, 관람객들이 정서적으로나 경험적으로나 각자 앤서니 브라운의 주인공이 되어보게 함으로써, 내용적 측면에서 ‘행복감’을, 형식적 측면에서 ‘극장’의 체험을 얻을 수 있도록 한 것이 이번 전시에 ‘행복극장’이라는 제목을 붙인 까닭입니다. 앤서니 브라운의 목소리, 그리고 그가 창조해낸 놀라운 주인공들의 목소리에 가만히 귀를 기울이다 보면 조금은 더 행복해진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새로운 동력으로 꽃을 피울 2019년 서예 전시   제방을 넘어선 변화의 밀물은 이미 2018년 12월에 예술의전당 서울서예박물관의 문을 열었습니다. 중국국가미술관이 직접 방문한 것인데요. 이번 <같고도 다른 : 치바이스와 대화> 전시 속에는 팔대산인, 오창석, 치바이스로 이어지는 중국 근대 수묵화의 밀물이 담겨 있습니다. 송대에 시작된 문인화는 명나라에서 문인화론의 이론적 완성을 이루었지만 이내 형식화되었고, 청나라에 들어서면서 개성적인 내면들이 물고기나 새의 형태로 드러나기 시작합니다. 그 시작은 명 왕족의 후손으로 나라를 잃은 뒤, 무너진 가정에 대한 울분을 안고 방랑하며 가슴 속의 감정을 서화에 담았던 팔대산인 주탑과 석도화상이었습니다. 회화사에서는 개성파라 부르는 이들은 이후 오창석의 상해화파, 치바이스의 근대회화로 이어지며 오늘날까지 거대한 근대 수묵의 밀물이 되었던 것입니다. 예술의전당과 중국국가미술관과의 교류는 상호 대등하게 매년 상대국에서 자신들이 직접 전시를 개최하는 형식으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올해 예술의전당이 준비하여 중국으로 향할 전시는 <추사 김정희와 청조 문인화가들>입니다. 청말 금석학金石學의 흥기 속에서 최첨단의 문화 교류에 참여했던 추사의 금석학과 이에서 비롯된 추사체는 옹방강, 완원 등 당대 최고의 학자들과의 교류 속에서 완성되었지만, 청출어람의 독창성을 선보입니다. 올해 5월즈음 국내보다 한발 먼저 베이징의 중국국가미술관에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3.1운동 100주년은 곧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기도 합니다. 팔도에 울려 퍼진 전 국민의 함성은 기어이 망명정부로 작은 결실을 맺었습니다. 누구나 민족대표 33인은 기억하지만 그때 만세를 외치며 이름 없이 쓰러져간 선혈들, 감옥에 투옥되어 사라져간 눈물들을 얼마나 기억할까요? 서울서예박물관에서는 <3.1운동,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전>에서 선열들의 뜨거운 함성과 그 필적들을 모아보고자 합니다.  2019년의 중반에는 한반도에 무슨 일이 일어날까요? 벌써 남북간 대립의 군사적 긴장은 철회되었고 DMZ에는 무기를 내려놓고 남북을 오갈 수 있는 도로가 깔렸습니다. 아직도 남은 DMZ는 무기력하고 을씨년스럽지만 2019년 6월 15일(토), 6.15 남북공동선언의 기념일에 맞춰 특별한 이벤트를 기획해보고자 합니다. 바로 ‘DMZ 통일염원 휘호대회’입니다. 한국의 서예가들이 절절한 통일의 염원을 철조망 위에 써내려가고, 세계의 그래피티 아티스트들이 정의와 평화를 위한 염원을 담아내는 행사입니다. 그리고 DMZ의 비극을 예술로 승화시킨 <DMZ 빗장을 열다>전이 여름방학 특선으로 7, 8월에 개최될 예정입니다. 이 전시에서 열린 DMZ 너머 북한의 실상을 영상으로 볼 수 있는 기회가 오기를 희망합니다.      차호준의 <願1>(2018). 종이에 먹. 70cm x 140cm x 2.   연말에는 <예술의전당 서예축제 2019>가 개최됩니다. 올해 페스티벌의 주제에 대해 다만 한 가지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은, 한국 서예가 단지 사라져가는 전통의 끄트머리에서 보호받느냐, 버려지느냐의 양자택일 선택을 기다릴 수는 없다는 점입니다. 서울서예박물관은 세계사적 보편성 속에 한국 서예가 어떻게 새로운 동력으로 꽃을 피우는지를 <예술의전당 서예축제 2019>에서 구현할 것입니다. 그리고 활짝 핀 희망의 꽃을 바라보며 한 해를 마감하고자 합니다.   세퍼드 페어리의 그래피티 <미묘한 균형>.

  • 세 교향악단의 새해 첫 음악회, 그리고 더 빛나는 새해

    세 교향악단의 새해 첫 음악회, 그리고 더 빛나는 새해

    매거진

    서울시립교향악단 세 교향악단의 새해 첫 음악회, 그리고 더 빛나는 새해 서울시립교향악단 <올해의 음악가 크리스티안 테츨라프> 1 . 5 ( 토 ) 콘 서 트 홀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신년음악회> 1 . 3 0 ( 수 ) 콘 서 트 홀 KBS교향악단 <정기연주회> 1 . 3 1 ( 목 ) 콘 서 트 홀 글 양창섭 서울시립교향악단 홍보마케팅팀장 신혜정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공연기획팀 이한신 KBS교향악단 공연사업팀 차장 사진 서울시립교향악단,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KBS교향악단   ‘올해의 음악가’ 테츨라프와 시작하는 서울시립교향악단의 2019년   서울시립교향악단(이하 서울시향)은 올해도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교향악단으로서 고전에서 현대에 이르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최고의 지휘자, 스타 협연자와 함께 선보인다. 두 명의 수석 객원 지휘자 외에도 피츠버그의 만프레트 호네크, BBC 스코틀랜드의 토마스 다우스고르 등 거장들이 처음으로 서울시향과의 무대에 서며, 유카페카 사라스테, 오스모 벤스케 등 인정받는 거장들은 이제 서울시향의 고정 손님이 되었다. 협연자의 라인업은 더 화려하다. 프랑스 피아니즘의 거장 장 이브 티보데, 차분함과 불꽃같은 정열을 동시에 갖춘 니콜라이 루간스키, 거장으로 발돋움하고 있는 빌데 프랑, 알프레트 브렌델의 계보를 잇는 틸 펠너, 우리의 자랑스러운 베이스바리톤 사무엘 윤, 한계를 모르는 플루티스트 에마뉘엘 파위 등 최고의 협연자들이 찾아온다. 고음악 전문가의 모차르트 스페셜 공연부터 서울시향이 위촉하여 아시아 초연하는 베른트 리하르트 도이치의 생황 협주곡까지 시대를 넘나드는 폭넓은 레퍼토리로 선택의 폭을 넓히려 노력했다. 1월 5일(토)의 첫 공연은 서울시향 ‘올해의 음악가’로 선정된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바이올리니스트 크리스티안 테츨라프가 협연자로 나선다. 바흐부터 현대에 이르는 폭넓은 레퍼토리를 지닌 테츨라프는 과거 피에르 불레즈와 녹음하여 찬사를 받았던 시마노프스키의 바이올린 협주곡 1번을 선보인다. 잘 모르는 곡이라고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에사페카 살로넨은 테츨라프가 쇤베르크의 협주곡도 ‘음악’으로 만든다고 했었다. 서울시향과 3년째 수석 객원지휘자로 호흡을 맞추는 마르쿠스 슈텐츠는 슈트라우스의 장대한 ‘알프스 교향곡’을 들려준다. 알프스의 해돋이를 음악으로 들으며 신년을 맞이하는 것도 뜻깊은 선택이 될 것이다. 2월에 찾아오는 지휘자는 서울시향의 가장 탄탄한 객원지휘자로 인정받고 있는 핀란드 지휘자 오스모 벤스케다. 베토벤, 닐센, 프로코피예프 교향곡으로 서울시향의 잠재력을 최대로 끌어내는 능력을 보여준 그는 2월 14일(목)과 15일(금)에 처음으로 자신의 진정한 주특기인 시벨리우스를 서울에서 선보인다. 애국심이 끓어오르는 명곡 ‘핀란디아’와 서늘한 북구의 교향곡 6번, 시벨리우스의 정수라고 할 만한 교향곡 7번, 촉망 받는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가 협연하는 바이올린 협주곡 등 시벨리우스 음악의 진수만을 모았다. 놓치면 후회한다는 표현은 이럴 때 쓰는 것이다. 2월 28일(목)엔 세계 최고의 호른 주자로 인정받고 있는 슈테판 도어가 협연자로 무대에 선다. 베를린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호른 수석인 도어는 슈트라우스의 호른 협주곡 2번을 초인적 기교로 들려줄 것이다. 엘 시스테마가 배출한 또 한 명의 스타 지휘자 크리스티안 바스케스가 슈트라우스의 ‘돈 후안’과 슈베르트의 대작인 교향곡 9번‘그레이트’를 지휘한다. 구스타보 두다멜을 잇는 바스케스의 실력을 처음으로 만날 수 있는 기회이다. 3월에도 서울시향은 바쁘다. 3월 8일(금)에는 두 명의 프랑스 연주자가 나란히 무대에 오른다. 프랑스 피아니즘을 잇는 장에플람 바부제가 라벨의 피아노 협주곡을 협연하고, 퀘벡심포니오케스트라의 음악감독 파비앵 가벨은 자연의 찬가 브람스 교향곡 3번을 지휘한다. 바부제의 라벨은 정밀한 기교와 아름다운 음색으로 정평이 나 있다. 3월 22일(금)에는 두 명의 여성 연주자가 주인공이다. 서울시향과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를 거쳐 세계무대에서 활약하는 지휘자 성시연과 깊은 목소리를 가진 경험 많은 소프라노 안네 슈바네빌름스가 그들이다. 두 사람은 자신의 주특기인 말러의 가곡과 슈트라우스의 관현악곡 ‘죽음과 정화’를 들려준다. 3월의 마지막 무대에서는 특별한 손님 한 명이 지휘와 피아노를 겸한다. 영국의 세계적인 고음악 앙상블 ‘고음악 아카데미Academy of Ancient Music’의 음악감독인 리처드 이가는 하프시코드와 피아노의 달인이며 뛰어난 지휘자이기도 하다. 그는 서울시향에서 당대의 사운드를 끄집어내 프라하 시대, 곧 최전성기의 모차르트 음악을 들려줄 것이다. 피아노 협주곡 24번, 교향곡 38번 ‘프라하’, <피가로의 결혼> 서곡 등 우리에게 친숙한 작품들이지만, 고음악의 장인인 그가 들려주는 모차르트는 특별할 것이다.   보편과 조화로움을 아우르는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의 도약   오케스트라 자체 기획공연과 국립예술단체와의 프로젝트, 예술의전당 상주 오케스트라로서의 활동 등으로 연간 쉼 없이 달려가는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이하 코리안심포니)의 2019년 화두는 ‘보편’과 ‘조화로움’이다. 음악을 통한 자연과의 조화로움, 그리고 조화를 통한 통찰에 이르는 단계에까지, 2019년 오케스트라의 메인 프로그램은 말러 교향곡 1번, 본 윌리엄스 교향곡 3번, 드보르자크 교향곡 6번이다. 서정적이면서도 자연과의 교감을 다루는 이 작품들은 코리안심포니 특유의 강인함과 수려함을 단련할 수 있는 프로젝트이다. 이에 머무르지 않고, 코리안심포니는 스크리아빈의 교향곡 3번 ‘신성한 시’에 이르러 그 신비함에 정점을 찍는다. 2019년의 또 다른 화두는 ‘자아의 확대’, 그리고 ‘세계와의 연결점’이다. 1월 코리안심포니의 첫 정기연주회는 한국-헝가리 수교 30주년을 기념하여 헝가리 지휘자 칼만 베르케스를 초청해 드보르자크의 교향곡 9번 ‘신세계로부터’로 시작한다. 헝가리 기요르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수장, 칼만 베르케스는 한국 오케스트라와의 첫 만남에서 리스트 교향시 3번 전주곡과 크리스토프 바라티의 협연으로 모차르트 바이올린 협주곡 3번을 연주할 예정이다. 2월, 코리안심포니와 정치용 지휘자는 바그너의 <방황하는 네덜란드인> 서곡, 리스트 피아노 협주곡 1번, 말러 교향곡 1번으로 국내 관객과 처음으로 조우한다. 음악을 통한 자기 성찰과 이를 이루는 과정에서 정치용 지휘자는 코리안심포니와의 더 유려해진 호흡으로 관객들을 맞이할 예정이다. 사실 코리안심포니와 예술감독 정치용의 2019년 첫 무대는 국내가 아닌 덴마크이다. 덴마크-한국 수교 60주년을 기념하여 덴마크 코펜하겐 DR콘서트홀에서 화려한 무대로 2019년의 새로운 시작을 알린다. 서선영 소프라노와 김유빈 플루티스트가 바로 수교 60주년의 협연자이다. 2019년 3월에는 국립발레단과 아부다비페스티벌에 초청을 받아 발레 <지젤>과 함께 코리안심포니의 단독 공연으로 드보르자크 교향곡 8번을 들려줄 예정이다. 아부다비 공연에서는 정기연주회에서 같이 호흡을 맞추었던 피아니스트 조재혁이 리스트의 피아노 협주곡을 들려줄 것이다. 이후 10월에는 프랑스, 독일 투어를 진행한다.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힘찬 팡파르로 시작되는 KBS교향악단의 2019년   2019년 KBS교향악단 정기연주회에는 숨 쉴 틈 없이 ‘최고’와 ‘최초’라는 수식어가 가득 차 있다. 마치 젊음의 함성과 같은 ‘차이콥스키 교향곡 4번’으로 시작되는 1월부터, 한 해의 웅장한 마무리를 알리는 12월의 ‘베토벤 교향곡 9번’까지 쟁쟁한 클래식 음악 스타들이 출연하는 그 ‘울림’의 현장을 함께 즐겨보자. 2019년 2월, KBS교향악단은 뉴욕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음악감독인 얍 판 츠베덴과 호흡을 맞춘다. 네덜란드 출신의 지휘자인 얍 판 츠베덴은 2017년 세계 최고의 악단 중 하나로 평가받는 뉴욕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음악감독으로 취임하였고, 지난 2018년 3월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와 호흡을 맞춘 바 있다. 또한 지난 2018년 11월 취리히톤할레오케스트라, 그리고 파보 예르비와 함께 협연하였던 피아니스트 카티아 부니아티쉬빌리(5월)와 세계 최고의 피아노 듀오 라베크 자매(11월) 역시 KBS교향악단 정기연주회에서 국내 교향악단으로서는 최초로 호흡을 맞춘다. KBS교향악단의 정기연주회에 1년 전 초청되어 쇼스타코비치 바이올린 협주곡으로 절정의 기교를 선보인 제임스 에네스가 2019년에는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 등 동료들과 함께 결성한 에네스콰르텟(4월)으로 관객들을 만난다. 이외에도 지휘자 리 신차오, 에도 드 바르트, 바이올리니스트 레이 첸, 피아니스트 개릭올슨, 다니엘 하리토노프, 첼리스트 니콜라스 알트슈태트와 국내 연주자로는 피아니스트 김선욱, 플루티스트 김유빈 등 이름만으로도 쟁쟁한 클래식 스타들이 2019년 KBS교향악단 정기연주회 협연자로 참여한다.   KBS교향악단   5년 전, KBS교향악단 음악감독 취임식에서 “저는 KBS교향악단이 어떠한 레퍼토리라도 연주할 수 있는 오케스트라가 되기를 희망합니다”라고 포부를 밝힌 요엘 레비가 2019년에는 연주시간만 2시간에 달하는 쇤베르크의 ‘구레의 노래’(7월)에 도전한다. ‘구레의 노래’는 250명에 달하는 대편성과 높은 연주 난이도로 인해 국내에서는 잘 연주되지 않았던 곡이며, 2004년 창원 시립교향악단과 장윤성에 의해 연주된 이래 15년 만에 재연된다. 한 음악평론가는 “2004년 당시 ‘구레의 노래’가 국내 초연의 의미가 있다면, 2019년 KBS교향악단에 의해 연주되는 이 노래는 완성도면에서 국내 클래식의 현주소를 가늠할 수 있는 의미있는 공연이 될 것”이라며 기대를 나타냈다. 한편, 요엘 레비는 취임 후 오페라와 창작곡을 포함하여 무려 300여 곡이 넘는 다양한 곡을 암보로 지휘했던 만큼, 그가 대작 ‘구레의 노래’ 역시 암보로 지휘할지의 여부도 하나의 관람 포인트가 되지 않을까 싶다. 또한 2019년 우리나라와 수교 30주년을 맞는 동유럽 국가 헝가리의 대표적인 작곡가 코다이의 ‘갈란타 무곡’, ‘하리 야노스 모음곡’(3월)과 버르토크 ‘오케스트라를 위한 협주곡’(5월) 등도 정기연주회에서 만날 수 있다. 헝가리 하면 집시 음악을 떠올리게 되고, 헝가리 민요를 기반으로 곡을 만든 코다이와 버르토크의 음악은 우리와는 거리가 먼 낮선 음악일 수 있지만, 그 생소함 속에 우리나라 음악과의 정서적 공통점을 찾는 것도 관객들이 즐길 요소가 되지 않을까 기대한다.

  • 뮤지컬 <라이온 킹> - 하쿠나 마타타’ 라이프를 뒤로 하고

    뮤지컬 <라이온 킹> - 하쿠나 마타타’ 라이프를 뒤로 하고

    매거진

    ‘하쿠나 마타타’ 라이프를 뒤로 하고   뮤 지 컬 < 라 이 온 킹 > 1 . 9 ( 수 ) - 3 . 2 8(목) 오페라극장   디즈니사의 브로드웨이 데뷔작은 1994년, <미녀와 야수>였다. 원작이 지닌 짙은 어두움을 지우기 위해 사악한 두 언니를 과감하게 삭제했고, 긍정주의자로 무장한 주인공 벨을 통해 가족뮤지컬로 재탄생한 마술 같은 작품이었지만 평단의 반응은 좋지 않았다. 같은 시즌의 승자는 브로드웨이의 살아 있는 전설 스티븐 손드하임과 제임스 라파인 콤비의 <Passion>이었다.그 틈바구니에서 <미녀와 야수>는 겨우 토니어워즈 의상디자인상 하나를 건져 간신히 무관을 면했다. 하지만 그 시즌의 개막작 가운데 롱런한 작품은 <미녀와 야수> 하나뿐이었다. 그것도 10년이 넘는 롱런이었다. 상업적인 결과로 승부하는 냉정한 뮤지컬의 세계에서 디즈니는 그 상업성을 인정받은 셈이다. 글 이수진 극작가, 공연 칼럼니스트 사진 클립서비스   디즈니는 곧이어 뮤지컬 <라이온 킹>의 브로드웨이 제작 일정을 발표했다. <미녀와 야수>에도 사람이 아닌 등장인물들이 온갖 특수 분장으로 등장하지만 그래도 그들은 한때는 사람이었다. 그런데 <라이온 킹>은 인간이라고는 단 한 명도 등장하지 않는 동물의 왕국, 그것도 아프리카의 사바나가 무대였다. 큰 머리 가면이 난무할 거라는 조롱이 연이었지만 연출가 줄리 테이머가 디자인한 가면 콘셉트가 하나씩 공개되자 조롱의 비웃음은 기대의 웃음으로 바뀌기 시작했고 기존의 티켓 오픈 기록을 갱신하며 이 작품에 대한 관객들의 폭발적인 관심을 증명했다. <라이온 킹>은 한동안 “한번 시작하면 끝이 나지 않는 공연”으로 자신만만하게 광고를 할 정도로 전 세계를 휩쓰는 콘텐츠로 무섭게 성장했다. ‘Big 4’를 내세우며 런던과 뉴욕의 동시 개막을 선도했던 뮤지컬 기획자 카메론 매킨토시가 부러워할 글로벌 콘텐츠의 등장이었다. 디즈니사에는 전 세계에서 개봉해 히트한 뮤지컬 애니메이션이 창고에 가득했기에 <라이온 킹>은 무대 뮤지컬에서도 영토를 넓혀가려던 디즈니의 최대 아웃풋이자 흥행 열풍의 시초가 됐다.     뮤지컬 <라이온 킹>의 한국 공연은 이번이 두 번째다. 첫 번째 공연은 일본을 대표하는 뮤지컬 극단 ‘시키’가 제작한 라이선스 공연이었지만 적자로 끝났다. 한국의 뮤지컬 제작사들이 일본의 공룡 뮤지컬 극단인 시키의 한국 진출을 반대하기도 했지만 그보다는 ‘가족공연’ 시장의 부재와 뮤지컬 팬들의 외면 등이 더 큰 요인이 됐다. 가족공연 시장은 브로드웨이에서도 결코 만만한 시장이 아니다. <라이온 킹>이나 <미녀와 야수>, <알라딘> 등이 인기를 모은 것은 성인들도 좋아할 만한 콘텐츠와 아이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건전함과 즐거움이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며 공존하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뮤지컬 <라이온 킹>의 경우, 4인 가족이 40만 원에 가까운 티켓값을 지불하고 공연을 보기에는 가성비 좋은 만화영화에 대한 인식이 너무 강했다. 만화영화는 고작 만 원에 DVD를 사서 몇 번이고 거듭 볼 수 있는데, 그 안에 있는 똑같은 노래를 굳이 극장에서 보기 위해 그 비싼 돈을 내겠다는 관객이 1년씩이나 공연장을 채우기에는 턱없이 모자랐던 것이다. 공연이 성공했다면 뮤지컬 시장 규모를 크게 키우는 데 한몫했겠지만 <라이온 킹>은 그렇게 우리나라의 공연 현실만 확인한 채 막을 내렸다. 하지만 이번 투어프로덕션에 대한 반응은 전과는 사뭇 다르다. 우선 <라이온 킹>의 티켓 구입은 ‘피켓팅’이 됐다. ‘피 튀기는 티켓’ 확보 전쟁에 나서야 하는 핫한 공연이 된 것은 단지 이 작품이 외국 배우들로 구성된 공식 국제 투어팀이기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뮤지컬 <라이온 킹>의 첫 번째 매력은 누가 뭐래도 가면과 분장을 통해 동물의 형상을 만들어낸 디자인이다. 연출가인 줄리 테이머는 가면을 만들어 쓰되 배우의 얼굴을 가리지 않는 방식을 적극적으로 사용했다. 줄리 테이머의 전작인 스트라빈스키의 오페라 <오이디푸스 렉스> 1992년 프로덕션에서 지휘자인 오자와 세이지는 그리스 비극의 형식을 재현하기 위해 가면을 쓰더라도 가수의 얼굴은 가리지 않기를 바랐다. 줄리 테이머는 가면을 머리에 모자처럼 씌우는 방식을 택함으로써 유명 오페라 가수인 제시 노먼의 얼굴과 목소리를 다 살려내는 데 성공했다. 이와 유사하게 뮤지컬 <라이온 킹>에서도 머리에 씌우는 가면들이 다양하게 등장하는데, ‘심바’의 친구 ‘날라’를 비롯한 암사자들의 가면은 얼굴 전체를 드러내는 모자형이지만 갈기가 특징인 수사자들은 머리의 반을 덮어 고개를 숙이면 사자의 가면이 객석을 정면으로 바라볼 수 있게 제작됐다. 특히 악당 역의 ‘스카’는 모자가 아니라 등에 부착된 폴대를 통해 건들건들 움직이게 만들어 불안정한 악당의 내면을 더욱 잘 보여준다. 하지만 역시 가장 압권은 첫 노래인 ‘Circle in the Life’에서부터 관객들의 감탄을 자아내는 긴 다리의 기린과 영양들, 하늘의 새들이다. 특히 기린의 경우, 죽마를 다리만이 아니라 팔에도 연결하여 기린의 가느다란 다리를 구현했고 긴 모자를 써서 기린을 표현했다. 이런 방식을 통해 표정이 없는 인형들은 배우들의 표정 연기로 생명을 얻는다. 네 사람이 각각 다리 하나씩을 맡은 코끼리는 그 자체로 코끼리의 큰 덩치를 잘 보여준다. <라이온 킹>은 인도네시아의 가면극이나 일본의 가면극 분라쿠 등에서 영향을 받았지만, 배우들이 이를 자유롭게 운용하는 모습이나 아프리카 특유의 색감과 질감을 의상과 분장을 통해 디자인에 반영한 모습은 이 이야기가 사회의 은유라는 사실을 다시금 짚어준다.  <라이온 킹>은 내용에 있어서도 셰익스피어의 햄릿과 모세를 모티프 삼아 사바나로 옮겨 담았다는 원작 애니메이션보다 한 수 위의 결과를 보여주었다. 디즈니의 애니메이션 버전도 ‘하쿠나 마타타 Hakuna matata’를 필두로 큰 성공을 거두었지만 지금으로서는 애니메이션의 인지도를 무대 뮤지컬이 뛰어넘었다고 보아도 무방할 듯하다. 특히 무대로 옮기면서 심바의 어릴 적 친구인 날라의 역할도 깊어졌다. 날라는 자신을 신부로 삼아 새끼 사자를 낳으려는 악당 스카에게 대항해 균형이 깨지고 망가져버린 긍지의 땅을 떠나 희망의 땅을 탐색하러 떠난다. 이때 부르는 ‘Shadow Land’는 매우 강력한 넘버다. 줄거리에 대한 일체의 선입견 없이 이 작품을 본다면 심바가 아닌 날라가 주인공이라고 여길 수도 있을 정도다. 심바가 무리를 떠나 책임감을 회피하고 편안한 하쿠나 마타타 인생을 선택할 때 날라는 고통 속에서 자신을 강하게 훈련시켰고 마침내는 종족을 살릴 방법을 찾기 위해 길을 떠난다. 전형적인 영웅서사의 주인공이다. 하지만 이토록 영웅적인 날라의 역할은 심바를 만나는 지점에서 일단락되고 만다. 심바에게 삼촌인 스카의 만행과 고향의 망가진 모습을 전해서 그를 돌아오게 만드는 것이 이 작품이 날라에게 준 운명이다. 하지만 날라는 수줍게 남자 주인공의 사랑을 갈구하여 그를 돌아오게 만드는 그런 인물은 아니다. 날라는 실력으로 심바를 이기고 심바에게 직언을 직구로 날리는 캐릭터다.  이렇듯 날라가 행동으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는 인물이라면 심바의 가치는 혈통이다. 무위도식했던 과거 때문에 심바에게는 라피키를 매개로 아버지의 영혼이 말을 거는 기적 같은 장면이 필요하다. 이 장면은 아버지의 죽음으로 인한 죄책감에서 벗어나지 못하던 심바에게 마치 아버지가 살아 돌아와 괜찮다고 토닥여주는 듯한 따스함을 전하고, 그동안 벗고 있던 책임감을 한꺼번에 돌려주는 장면인 만큼 줄리 테이머의 무대 연출이 별처럼 빛을 발하는 중요한 장면 가운데 하나다. 사실 이 작품은 한 장면 한 장면이 모두 다 가보지 못한 아프리카에 대한 환상을 품게 될 정도로 아름답다. 이 아름다움을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지탱해주는 가장 큰 요소인 음악은 엘튼 존, 한스 짐머, 레보 엠 등 이름만으로도 이미 보증수표 같은 작곡가들이 포진해 풍성하게 극장을 채워준다. 뮤지컬 <라이온킹>을 보고 나면 그런 생각도 문득 든다. 심바가 물고기를 잡아먹고 배를 두들기며 ‘하쿠나 마타타’를 부르는, 재밌는 친구들과 함께 노닥노닥 늙어가는 모습도 꽤 괜찮지 않았을까 하고. 심바가 두고온 하쿠나 마타타의 삶이 너무나 즐거워 보였기에.  

  • <같고도 다른 : 치바이스와 대화>展 - 한층 더 강렬해진 치바이스와의 만남

    <같고도 다른 : 치바이스와 대화>展 - 한층 더 강렬해진 치바이스와의 만남

    매거진

    한층 더 강렬해진 치바이스와의 만남 <같고도 다른: 치바이스와 대화> 201 8 . 1 2 . 5 ( 수 ) - 2 . 1 7(일) 서울서예박물관   치바이스가 돌아왔다. 어느 소설의 제목처럼. 누군가는 궁금해할 것이다. ‘거의 1년 사이에 또? 왜?’ 발레 <호두까기인형>은 매년 연말을 장식하고, 리메이크 영화는 흥행 기록을 새롭게 갈아치우지 않는가? 입장료는 걱정 마시라. 치바이스는 이전보다 훨씬 더 강하게 변신해서돌아왔으니. 이번에는 선배와 후배까지 데리고서 말이다.   글 조인수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치바이스는 제백석(1864~1957)으로 널리 알려진 중국 화가의 현지 발음이다. 마오쩌둥이 모택동이고 저우룬파가 주윤발인 것과 마찬가지다. 여하튼 한 화가의 블록버스터 전시회를 두 해 연거푸 여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 그래서일까, 지난번 전시는 한중 수교 25주년 기념 특별전이었고 이번 전시는 예술의전당 개관 30주년 기념 특별전이라는 수식이 붙는다. 전시기획자 입장에서는 이러한 핑계를 대서라도 기회가 있을 때 좋은 전시는 반드시 하고 싶은 법이다. 물이 들어올 때 노를 저어야 하지 않겠는가. 서울에서 두 번째 치바이스 전시가 개막했을 무렵, 일본의 도쿄국립박물관에서도 ‘일중평화우호조약日中平和友好條約 체결 40주년 기념 특별전시’라는 명분으로 치바이스 전시를 열고 있었다. 왜 이런 난리법석일까?  치바이스는 생전에는 ‘인민예술가’라는 칭호를 수여받는 영광을 누렸고, 죽어서는 미술시장에서 천억 원대가 넘는 최고가를 기록하는 블루칩 작가가 되었다. 최후의 문인화가로 추앙받기도 한다. 그의 고향이 마오쩌둥과 같았고 목공예품을 만들던 노동자 출신으로서 사회주의 이념에 맞았기에 그의 명성에는 다소 거품이 있다는 비판도 있다. 그러나 호박에 줄을 긋는다고 수박이 되지 않듯, 그는 예술성이 지극히 높은 그림을 척척 그려냈기 때문에 위대한 거장이라고 평가받는다. 한마디로 그림이 좋다는 것이다. 천재적인 창작의 배경에는 신비한 영감이 있게 마련인데, 그것은 그냥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스승으로부터 또는 과거의 명작으로부터 얻는 것이다. 치바이스의 경우에도 두 사람의 중요한 선생이 있었다. 첫째 스승은 명말청초라는 혼돈의 시대를 살았던 팔대산인八大山人이다. 그의 본명은 주탑인데 명나라 왕족 출신으로 열아홉 나이에 만주족이 청나라를 세우자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신분을 숨기고 승려가 되었다. 워낙 총명했던 그였기에 다른 승려들이 줄을 서서 따랐고 참신한 그림으로 이름을 떨쳤다. 그러나 종교와 예술도 팔대산인의 분열된 자아를 구하지는 못했는지 오십대 중반에 돌연 미쳐버려 갑자기 울다가 웃다가를 반복하고 결국 환속還俗하고 말았다. 이후에도 팔대산인은 온갖 기이한 행동을 하면서도 독창적인 그림을 그렸다. 이번 전시에는 그의 귀한 작품 일곱 점이 걸려 있는데 불만에 가득 차서 못마땅한 표정을 짓는 물고기와 새를 만나볼 수 있다. 오직 검은먹으로만 그린 연꽃이나 바위를 보면 300년 전의 그림이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로 활달하고 현대적이다. 치바이스는 일찍부터 팔대산인에 흠뻑 빠져들어 해학적인 물고기나 새를 능숙한 필치로 표현했다. 치바이스의 두 번째 모델은 오창석이다. 치바이스가 열심히 모방한 팔대산인의 시니컬하고 초탈한 화풍은 한편으로는 심각하고 단순해서 사람들에게 별 인기가 없었다. 치바이스가 그 대안으로 찾아낸 것은 화려한 색채 대비와 과감한 구성으로 강렬한 인상을 주는 오창석 스타일이다. 부귀를 상징하는 모란에서 사군자 중 하나인 국화, 그리고 탐스러운 조롱박까지 알록달록한 색깔로 풍성하게 그렸다. 자고로 꽃 그림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는데다, 문기가 철철 흘러넘치는 서예까지 곁들였으니 집 안을 장식하거나 남에게 줄 선물로는 안성맞춤이었다. 치바이스의 꽃 그림은 인기가 치솟아 일본에서 열린 전시회에서는 함께 참여한 다른 화가들을 제치고 완판을 기록했다고 한다. 이 사건은 오창석과 사이가 벌어지는 계기가 되기도 했는데, 치바이스가 그를 스승으로 부르지는 않았다. 이때도 샘플링과 표절의 차이는 애매했던 모양이다. 전시장에 나란히 걸린 두 사람의 그림을 비교해보고 각자 판단하기 바란다.   우웨이산이 조각한 화가 치바이스(2012). 청동. 28 x 9 x 142 cm. 중국조소연구원 소장.   팔대산인과 오창석 코너를 지나 다음 전시실로 가면 한편에는 치바이스의 물고기, 게, 새우 그림을 걸어놓았고 다른 한쪽에는 다양한 인물 군상이 기다리고 있다. 모두 상서로운 길상의 상징들이다. 예로부터 그림에서 물고기는 풍요로움을 상징하고, 게는 장원급제를 기원하며, 새우는 무병장수를 나타냈다. 모두 해당 한자와 같은 발음을 지닌 좋은 뜻의 글자와 연관 지은 것이다. 당시 사람들은 치바이스의 그림은 효험이 더 뛰어나다고 여겼는지 주문이 쇄도했고 손님들이 시도 때도 없이 집으로 찾아와서 결국은 대문을 걸어 잠그고 고객을 가려서 맞아야만 했다고 한다. 요즈음 소문난 맛집은 힘들게 예약하고 줄 서서 한참을 기다려야 하는 것처럼 치바이스의 그림도 어렵사리 얻는 귀한 물건이었던 셈이다. 인물 그림은 불교, 도교의 유명한 사람들이지만 마치 옆집 아저씨 같은 풍모를 보여준다. 남부순환로에서 보이는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 외벽의 현수막 광고 속 부랑자 같은 사람은 그래 보여도 신통술을 부리는 도교 신선이고, 서울서예박물관 외벽에 붙은 관복 입은 이는 부도옹不倒翁으로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는 오뚝이 할아버지로서 역시 사람들에게 복을 가져다주는 존재다. 이처럼 치바이스는 서민들의 건강한 믿음을 중시하고 이를 화폭에 진솔하게 옮겼다. 그러니 잘 팔릴 수밖에 없었고 말년에는 한 해에 수백장씩 그려댔지만 달인의 손끝에서 나온 그림이라 하나같이 명품이었다.     전시를 꾸미는 큐레이터는 악단의 지휘자와 같은 존재다. 같은 작품도 어떻게 연출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로 나타난다. 이번 전시에서 필자가 가장 놀라고 또 마음에 들었던 방은 치바이스의 벌레 그림을 모아놓은 곳이다. 벌레라고 하면 징그러우니 옛날식으로 초충草蟲이라고 하자. 초충도가 열 점 남짓씩 포함된 화첩 세 권을 아코디언처럼 주름이 잡힌 커다란 판 세 개에 하나하나씩 낱장으로 붙였다. 오창석 스타일을 따른 꽃과 풀에 곤충 한마리씩을 정교하게 그려 넣었는데, 나비, 잠자리, 매미, 방아깨비, 사마귀, 땅강아지, 파리 등을 볼 수 있다. 세밀화보다 더 섬세한 극사실의 묘사다. 호주머니 사정에 여유가 있다면 이렇게 작고 앙증맞은 것들을 빼놓지 않고 확대해서 수록한 전시 도록을 한 권씩 사야 할 것이다. 한 가지 더 경악을 금치 못할 일은 각각의 화첩을 치바이스가 58세와 77세, 그리고 무려 85세에 그렸다는 점이다. 실로 지독한 늙은이다. 마지막 방은 산수화다. 동아시아 전통회화의 주류는 산수화였던만큼 치바이스 역시 자신만의 방식으로 산수를 그렸다. 방금 숨죽여 살펴본 초충도와는 또 다른 세계가 펼쳐진다. 현미경에서 파노라마로, 마이크로에서 매크로의 전환이다. 그림에는 산이 있고 물이 있고 나무가 있을 뿐인데, 화가는 광활한 대자연을 신비한 소우주로 응축시켜놓았다. 1년 전에 치바이스의 산수화 열두 폭병풍이 경매에서 1,500억 원에 낙찰되어 신기록을 세웠는데 딱 이런 모습의 그림이었다. 이번 전시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는 치바이스를 존경하고 따르는 후배들의 작품이다. 다섯 명의 쟁쟁한 미술가들이 함께 참여했는데 첫 번째 도입부 전시실은 이들이 치바이스에게 바치는 헌사이고 오마주다. 하나하나가 교과서에 나오는 작품이지만 모두 설명할 수는 없고 제일 연배가 어리지만 이 전시와 관련하여 가장 중요한 사람인 우웨이산을 소개하겠다. 치바이스를 비롯해 이번 전시에 출품된 작품들은 모두 중국국가미술관의 소장품이다. 여기는 한국으로 치면 국립현대미술관에 해당하는 곳으로 중국에서 가장 권위가 있는 미술관이다. 우웨이산은 바로 이곳의 관장이고, 동시에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의 상무위원이기도 하다. 더 중요한 것은 그가 세계적으로 유명한, 그리고 훌륭한 조각가라는 것이다. 그의 대표적인 조각품은 2007년 남경대학살을 기억하는 기념관에 설치한 것이다. 남경에서 대학 시절을 보내며 비극적인 사건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던 우웨이산은 12미터에 달하는 모자상을 시작으로 21명의 고통 받는 중국 인민을 숭고하게 표현했다. 예술이 재앙을 치유하고 아름다움으로 승화시킬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다. 일찍부터 치바이스를 존경했던 우웨이산은 꿈속에서 노대가를 만날 정도로 심혈을 기울여 치바이스 초상 조각을 많이 제작했는데 전시장 곳곳에는 크고 작은 일곱 점의 작품이 놓여 있다. 이 전시에서 우웨이산의 작품을 만날 수 있는 것은 또 하나의 행운이다. 마지막으로 치바이스의 그림을 어딘가에서 본 듯한 느낌이 든다면 당신은 미술을 꽤나 사랑하는 사람이다. 이는 기시감, 데자뷔, 도플갱어라고도 하는 현상인데 이름을 대면 금방 알 만한 여러명의 한국 화가들이 치바이스로부터 영감을 받았고 그의 작품을 꽤나 열심히 참고했다. 그만큼 치바이스는 이미 우리 주변에 와 있었고, 이번에 다시 돌아온 것이다.